2004년 7월 15일(목) 밤 7시30분.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장 앞을 지나는 관람객들은 양손이 자유로워야 한다.
돌고래쇼장의 높은 천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악기소리, 관람객들의 함성과
박수소리에 귀를 틀어막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장을 뜨거운 열기로 후끈거리게 하는 것은 개원 이래 최초로 한밤에도 개장하는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관람객들의 인기몰이를 위한 물개와 돌고래들의 자존심을 건 전면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 관람객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전면개편 ◎
이쁜이와 우리에게 내려진 선배들의 특명,
그것은 공연장을 찾는 관람객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방청석에 앉아 구경만 해 나왔던 관람객들에게 물개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만끽 할 수 없었던 일을 시도함으로써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겠다는 의도가 바로 그것이다.
또한 이들은 서로의 단합된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 판토마임 ‘전쟁’을 극화하 관람객들의 배꼽을 움켜쥐게 만들겠다는 야심으로 맹훈련을 쌓아 나왔다.
이를 눈치 챈 돌고래 4총사들 또한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는 것.
돌고래들은 인기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농구실력을 빌미로 아이들이 좋아하는 비치볼을 관람석으로 던져 받은 관람객이 가져 갈 수 있도록 하는 뇌물공세(?)를 펴며 관람객들의 사랑을 겨냥하겠다는 야심을 위해
맹렬한 농구 연습에 들어갔다.
◎ 영원한 엑스트라 아기원숭이‘가지’의 대변신 ◎
항상 돌고래 쇼장 뒤편에서 서러움의 눈물을 삼켜야 했던 아기원숭이 ‘가지’의 스타등극을 위한 야심찬 결심도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매일 이들 돌고래와 물개들의 자존심을 건 싸움 속에 끼어들어 공연장 청소 등 온갖 잡일로 엑스트라의 서러움을 감내해야만 했던 아기원숭이 ‘가지’.
‘가지’는 지금까지 몰래 쌓아왔던 숨은 실력을 전격 공개하여 무명시절의 추억을 말끔히 씻어 버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 새로운 스타군단 … 101마리 홍학들의 세대교체 단행 ◎
화려한 조명 아래, 동물원 관계자들의 후광을 업고 스타의 자리를 지키려는 이들과는 달리, 조명불빛 하나 없는 야외방사장에서 힘든 공연을 펼쳐 나왔던 홍학들은 야간개장과 함께 밝혀진 홍학사 야외공연장을 본 순간, 지금까지 웅크려 왔던 어깨를 활짝 펴고 한밤 중 화려한 스포트라인을 받으며 관람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는 생각에 가슴벅차하고 있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개원이후 지금까지(20년) 서울대공원의 뒤켠에서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초라한 공연을 펼쳐 나왔던 73마리의 홍학들.
이제 캄캄한 동물원의 밤하늘과는 달리 이제 서울대공원 동물원에는 새로운 스타군단 홍학들의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아울러 이번 동물원 야간개장 공연을 위해 스타를 꿈꾸는 새로운 2세대들의 등장과 함께 지금까지의 행복을 누려왔던 1세대 스타들의 시대를 마감하는 세대교체를 단행하였다.
기존의 홍학들은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35살(평균수명 40여년) 이상의 몸으로 공연을 펼쳐나온 신세대 스타가 아닌 노령의 홍학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서울대공원에서는 새로운 29마리의 신예스타들을 투입함과 동시에 과거 창경원에서부터 들어왔던 1세대(35살 이상 노령) 스타들의 퇴진을 감행하였다.
새롭게 결성된 신세대스타 101마리의 홍학들은 매일밤 9시 서울대공원의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수놓을 것임을 예감하고 있다.
금년 서울대공원은 스무살의 성년이 되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서울대공원의 인기스타를 꿈꾸는 동물들의 노력도 관람객들을 위해 새롭게 성숙할 것을 다짐해 본다.